위안화의 부상, 달러 패권을 위협할까? –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

2025. 5. 29. 05:21경제 브리핑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의 위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가 빨라졌고, 특히 미국 달러의 신뢰성에 균열이 생긴 틈을 타 위안화가 새로운 기축통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점차 거론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의 현재 위치

2025년 3월 기준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는 국제 결제 점유율 4.13%로 전체 통화 중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불과 몇 달 전인 2024년 12월의 2.80%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아래 표는 최근 주요 통화의 국제 결제 점유율 변화와 증감율을 비교한 것이다.

통화 2024.12 점유율 (%) 2025.03 점유율 (%) 증감율 (%)
USD 60.08 49.08 -18.31
EUR 12.83 21.93 +70.93
JPY 5.09 3.87 -23.97
CNY 2.80 4.13 +47.50
GBP 6.50 6.64 +2.15

 

달러의 결제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로와 위안화는 큰 폭으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위안화 국제화의 현재 위치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위안화의 국제화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미 수입 대금의 위안화 결제 비중이 2020년 6.5%에서 2024년 말 기준 13.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수출 대금 중 위안화 결제는 여전히 7.1% 수준에 그치고 있어 무역 불균형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한국은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제조장비 등 전략 품목의 대중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위안화 결제의 확대는 실물 경제와 외환시장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위안화로 결제될 경우 환율 리스크가 추가로 발생하며, 이는 기업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원화 자산에 미치는 잠재적 리스크

위안화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효상 팀장은 "위안화 국제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글로벌 자산이 위안화로 이동하면서 원화의 가치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과 통화 전쟁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통화 패권 경쟁으로 번지면서, 위안화와 달러의 이중 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위안화가 유로화, 엔화를 밀어내고 달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향후 위안화가 주요 통화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과제

그러나 위안화의 국제화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지현 팀장은 "자본시장 개방과 환율 투명성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이는 중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달러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분석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역시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역적자를 감내해야 하는데, 중국이 이를 용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결론: 위기인가 기회인가?

위안화의 국제화는 한국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다. 기업들은 결제 통화 다변화 전략을 통해 환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성과 자산 다변화를 통해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동시에 원화의 국제화를 위한 기반 강화도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통화 리스크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